평균 수명 연장과 함께 건강하게 나이 드는 ‘웰에이징(Well-ag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활기차게 노년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질환이 바로 ‘근감소증(Sarcopenia)’입니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닌,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근감소증이란 무엇일까요?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해 근육량, 근력, 근 기능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근육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 기능 저하, 활동량 감소, 대사 이상, 그리고 심지어 사망률 증가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근감소증을 질병 코드로 등재하며 그 심각성을 인지했습니다.

왜 근감소증이 발생할까요?
근감소증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노화: 노화는 근육 합성을 저해하고 분해를 촉진하여 근육량 감소를 유발합니다.
- 호르몬 변화: 성장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 근육 유지에 중요한 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서 근육량 감소를 가속화합니다.
- 영양 불균형: 단백질 섭취 부족은 근육 합성을 저해하고, 비타민 D 부족은 근육 기능 저하를 초래합니다.
- 신체 활동 부족: 운동 부족은 근육 사용을 줄여 근육량 감소를 촉진합니다. 특히, 저항성 운동(근력 운동) 부족은 더욱 큰 영향을 미칩니다.
- 만성 질환: 당뇨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암 등 만성 질환은 근육 손실을 유발하고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 염증: 만성 염증은 근육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고 근육 합성을 억제하여 근육량 감소를 초래합니다.
근감소증의 증상은 무엇일까요?
근감소증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자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근감소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 근력 약화: 악력 감소, 물건 들기 어려움, 계단 오르내리기 어려움 등 근력이 눈에 띄게 약해집니다.
- 보행 속도 감소: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쉽게 지칩니다.
- 반복적인 낙상: 균형 감각 저하로 인해 자주 넘어집니다.
- 체중 감소: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고, 특히 근육량이 줄어듭니다.
- 만성 피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일상생활에 활력이 없어집니다.

근감소증, 왜 위험할까요?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이 줄어드는 것 이상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 대사 질환 위험 증가: 근육은 포도당을 소비하는 주요 기관 중 하나입니다. 근육량 감소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 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 골절 위험 증가: 근육은 뼈를 지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근육량 감소는 뼈의 부담을 증가시켜 골다공증, 골절 위험을 높입니다. 특히,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은 심각한 합병증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면역력 저하: 근육은 면역 세포의 기능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근육량 감소는 면역력 저하를 초래하여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지게 만듭니다.
-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근감소증은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악화시키고, 심부전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 사망률 증가: 여러 연구에서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높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근감소증, 어떻게 진단할까요?
근감소증 진단은 다음 세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 근육량 측정: 이중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XA)을 사용하여 전신 또는 특정 부위(사지)의 근육량을 측정합니다. 체성분 분석기(BIA)도 사용될 수 있지만, DXA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근력 측정: 악력 측정기를 사용하여 악력을 측정하거나, 의자에서 일어서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 등을 사용합니다.
- 신체 기능 평가: 보행 속도 측정, 균형 감각 검사, 의자에서 일어서서 걷기 검사(Timed Up and Go test) 등을 통해 신체 기능을 평가합니다.
근감소증, 어떻게 치료하고 예방할까요?
현재까지 근감소증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은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 단백질 섭취: 근육 합성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하루 권장 단백질 섭취량은 체중 1kg당 1.0~1.2g입니다. 닭가슴살, 생선, 콩, 두부 등 고단백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비타민 D 섭취: 비타민 D는 근육 기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햇볕을 충분히 쬐거나,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규칙적인 운동: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근력 운동은 근육량 증가를 돕고,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합니다. 스쿼트, 런지, 팔굽혀펴기 등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에게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계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충분한 휴식: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근육이 회복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 만성 질환 관리: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꾸준히 관리하여 근감소증 발생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 낙상 예방: 집안 환경을 안전하게 조성하고, 균형 감각을 향상시키는 운동을 통해 낙상을 예방해야 합니다.

**최신 정보 및 추가 정보**
- 마이크로바이옴과 근감소증: 최근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근감소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정 유익균은 근육 합성을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하여 근육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근감소증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 영양 보충제: 크레아틴, HMB(β-Hydroxy β-Methylbutyrate) 등 특정 영양 보충제가 근육량 증가 및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 AI 기반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신체 능력과 건강 상태에 맞는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습니다.
결론
근감소증은 노년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꾸준한 관리와 노력을 통해 충분히 예방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충분한 휴식을 통해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근육 건강을 챙겨 더욱 활기찬 삶을 누리세요!